얼마 전에 20대 초반에 친하게 지냈던 대학교 동창이 결혼한다고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습니다. 근데 썩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왜냐면, 어릴 때 그토록 친하게 지냈지만 이후 서로 살기 바빠 연락이 끊긴지가 10년이 넘었거든요. 작년 여름에 다른 동창 결혼식 때 같이 보긴 했지만 그 전후로도 개인적으로 연락은 안 했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따로 전화나 결혼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없다가 결혼을 2주 앞두고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오니 '날 뭘로 보길래 이러는 거지?' 싶더라고요.
그럼에도 저는 웬만하면 축의금을 보내는 편입니다. 축의금 보내고 이후에 하는 행동을 보고서 이 사람이랑 계속 인연을 이어갈지 말지 판단해요. 정말 바빠서, 혹은 미안해서 연락 못하다가 연락하는 경우도 있긴 하니까요. 모두가 다 축의금만 생각하고, 혹은 결혼식장 하객 채울 생각만 하고 초대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어린 시절의 오랜 인연이 정말 소중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라 저는 웬만하면 축의금을 보냅니다. 단, 당연히 이후에도 연락을 안 하면 자연스럽게 영원히 이별이죠. 얼마 안되는 돈으로 사람 하나 걸렀다고 생각하면 합리적이기도 합니다.
근데 여기서 생각해볼 점은, '과연 축의금 얼마를 해야 할까?' 라는 거죠. 아마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 각별한 지인이면 본인의 지갑 사정이 되는 한에서 최대한 많이 할 건데, 애매한 관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참 고민이죠. 그래서 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평균 금액대를 알기 위해서 커뮤니티 반응들을 살펴봤는데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관계별 축의금 평균 금액
일단 요즘 웨딩홀들 식대가 엄청나다고 하죠? 예전에는 평균 3~4만원 했던 식대가 요즘은 평균 6만원대라고 하는데요. 물가가 오른만큼 축의금 기준도 예전보다는 조금 올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결혼식 참석 시와 비참석 시의 기준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나눠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참석 시
- 덜 친한 친구, 직장 동료 또는 지인 : 10만원
- 가끔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 또는 가까운 동료, 지인 : 15~20만원
- 정말 친한 친구, 동료, 각별한 지인 : 20만원 ~ (친하고 각별한 정도와 지갑사정에 따라 천차만별)
※가족, 친척들은 나이와 평소 왕래하는 정도, 전에 냈던 금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생략합니다.
미참석 시
- 덜 친한 친구, 직장 동료 또는 지인 : 5만원
- 가끔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 또는 가까운 동료, 지인 : 10~15만원
- 정말 친한 친구, 동료, 각별한 지인 : 20만원 ~ (친하고 각별한 정도와 지갑사정에 따라 천차만별)
커뮤니티에서는 대략 이 정도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걸로 보아, 이 정도가 현재 시점에서 통용되는 축의금 금액인 것 같습니다.
관계를 정의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
친하고 각별한 정도를 정의하는 기준 등 관계를 정의하는 기준이 다 각자 조금씩 다르죠. 이런 부분에서 금액 차이가 발생할 텐데요. 이러한 관계를 정의할 때 고려하시면 좋을 내용이 아래 두가지입니다.
1. 앞으로도 계속 만날 사람인가?
한 번 보고 연락이 끊길 사이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꾸준히 만날 관계인지를 먼저 생각해 봅니다. 지속적으로 교류할 사람이라면 조금 더 마음을 담아 보내는 것이 아무래도 좋겠죠?
2.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준 사람인가?
내 인생에서 비중이 큰 사람, 힘들 때 곁에 있어 준 사람이라면 좀 더 많은 금액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게 솔직한 감정이겠죠.

축의금 액수를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무리 친하고 각별해도 지금 상황이나 형편이 좋지 못하다면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적당히 내 지갑사정에 맞게 내는 게 좋습니다. 괜히 무리했다가 큰 코 다칠 수 있으니까요.
'적게 내는 게 너무 신경이 쓰인다', '형편은 어렵지만 그 사람이 나한테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 많이 내지 못하면 너무 마음에 걸린다', 싶으시면 직접 전화를 해서 상황이 이러이러해서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것만큼은 못하게 될 것 같다, 미안하다.' , 라면서 다음에 밥 한번 산다는 말과 함께 이야기 하면 상대방은 충분히 마음을 알아줄 겁니다. 그렇게 표현하는 자체로 이미 충분히 마음을 확인하고, 받은 것이니까요.
정리하며
사실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에서는 축의금은 크게 신경쓰지 않을 건데, 어설프고 확실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금액으로 관계의 깊이를 규정하게 되는 축의금 문화가 개인적으로 썩 달갑진 않지만, 이미 우리나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이기에, 이렇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액수를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