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우리에게 참 친숙한 식품이죠. 저렴한데 맛있고 영양도 좋고 다양한 조리법으로 수많은 음식을 해먹을 수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영양면에서는 완전식품이자 슈퍼푸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영양소를 갖추고 있는데요. 단백질, 비타민 A, 비타민D, 비타민E, 비타민B군, 철분, 칼슘, 아연, 필수 아미노산, 뇌에 도움이 되는 콜린 등등 비타민C 정도 외에는 거의 모든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식품이지만 조류독감 등의 영향으로 아무 달걀이나 찾지 않고 좋은 품질의 달걀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죠. 최근에 좋은 품질의 달걀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방송이나 기사로도 많이 나왔던 덕에 요즘은 예전보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텐데,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혹은 들어는 봤지만 아직 정확히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좋은 달걀 고르는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달걀 고르는 법 : 난각번호 확인하기
달걀에는 '난각번호' 라는 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만 확인하면 좋은 품질의 달걀을 고를 수 있습니다.
난각번호란?
난각번호는 달걀 겉표면(껍데기)에 찍히는 10자리 숫자 코드로, 이 달걀이 언제, 어디에서,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생산됐는지를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달걀 이력과 사육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인 겁니다. 2019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달걀에 이 난각번호 10자리 숫자가 의무적으로 표기되고 있는데요.
이 10자리 숫자는 자리별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앞 4자리 숫자는 산란 일자입니다. 예를 들어 0222이면 2월 22일에 낳은 달걀이라는 뜻입니다. 그 다음 중간 5자리 숫자는 해당 달걀 농장의 고유번호이고, 맨 마지막 숫자 1자리가 바로 사육환경 번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맨 마지막 숫자입니다. 마지막 숫자는 1번부터 4번까지 적혀 있는데, 이 숫자가 닭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를 알려주는 핵심 정보입니다.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의 의미 : 난각번호 1번, 2번, 3번, 4번 차이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 '1'은, 자연 방목장 형태의 사육환경에 부여되는 번호입니다. 닭이 자연 방목장에서 자유롭고 쾌적하게 자라며 낳은 달걀이라는 거죠. 아무래도 이런 환경에서는 닭이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자랄 것이기에 달걀도 품질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달걀만 고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 '2'는 실내 평사의 사육장에 부여되는 번호입니다. 케이지는 없이 축사 안에서 날개를 자유롭게 퍼덕이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자연 방목장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은 아니기에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으시는 달걀입니다.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 '3'은 개선형 케이지의 사육장에 부여되는 번호이고요. 개선형 케이지는 기존 케이지에서 아주 조금 넓게 개선한 케이지인데요. 닭 한 마리당 0.075㎡의 면적이 배정됩니다. 그래봐야 엄청 작은 것이지만 기존은 워낙에 비좁았기에 '3'번을 부여합니다.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 '4'는 기존 케이지(배터리 케이지)로, 닭 한 마리당 0.05㎡ 면적의 사육장입니다. 닭한테는 그야말로 생지옥인 곳으로, 날개를 피기도 힘든 공간이죠. 닭이 달걀을 낳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난각번호 마지막 숫자는 좋은 품질을 고르는 기준이기도 하지만, 동물 복지에 대해 신경 쓰시는 분들이 달걀을 고르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저 좋은 달걀을 찾기 위해 난각번호를 봤지만, 뉴스에서 기존 케이지 환경의 사육장을 영상으로 보니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동물 복지의 차원으로 앞자리 숫자의 달걀을 고르는 게 더 커졌습니다.

유정란, 무정란은 영양 차이가 있을까?
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같이 적어봅니다. 둘이 영양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유정란은 암탉과 수탉이 교배한 뒤 낳은 달걀이고, 무정란은 수탉과의 교배 없이 암탉이 혼자 낳은 달걀입니다.(암탉은 주기적으로 배란을 하는데, 이때 방출되는 난자가 껍질까지 입혀지면 알이 되고, 이게 무정란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탉의 정자를 만나면 유정란인 것이고요.) 유정란은 알맞은 온도에서 부화시키면 병아리가 될 수 있는 달걀, 무정란은 병아리가 될 수 없는 달걀이죠.
아무래도 암탉과 수탉이 교배를 해서 만들어지는 달걀이라, 수탉까지 함께 키워야 하는 등 생산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유정란 비용이 더 비싼데요. 더 비싸기 때문에 유정란이 더 품질이 좋고, 영양성분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둘은 영양 성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과 국내외 연구로 밝혀진 사실이고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함량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정란이 더 영양가가 높다는 광고가 있다면 과장 광고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맛 차이도 있다고, 유정란이 더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또한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고 하네요.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에 따른 영양 차이는 있을까?
달걀은 크기가 아니라 중량에 따라 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요. 왕란과 특란이 참 헷갈리는데, 왕란이 특란보다 큰 달걀입니다. 왕란은 68g 이상, 특란은 60~68g, 대란은 52~60g, 중란은 44~52g, 소란은 44g 미만의 달걀입니다.
다만 이 등급은 순전히 중량에 따른 규격 구분일 뿐, 품질이나 영양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토종닭 달걀은 뭐가 다를까?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에 따르면, 토종닭의 달걀은 일반 달걀보다 크기가 조금 작은 편이지만 노른자 크기는 오히려 더 큽니다. 껍질 무게는 더 가볍고, 맛은 더 고소하며 비린내도 적다고 하죠. 토종닭이기에 일반적으로 가격이 더 높지만, 좀 더 고소한 맛을 냅니다.
난각번호 외에 좋은 달걀 고르는 법 : 신선한 달걀 고르는 법
마트에서 신선한 달걀을 고를 때는 우선 깨끗한 달걀을 골라야 합니다. 표면에 달걀 똥이 묻어있는 달걀들도 가끔 보이는데, 표면이 깨끗한 게 보통 신선한 달걀입니다. 껍데기에 금이 가거나 파손된 부분이 없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요. 껍질은 두꺼운 게 좋습니다. 모양은 지나치게 길쭉하거나 울퉁불퉁하지 않은 정상적인 타원형을 고르시면 좋습니다.
물론 외관상으로 보는 게 무조건 다 맞는 것은 아니기에 진짜 신선한지는 까봐야 알 수 있는데요.
진짜 신선한 달걀은 노른자의 높이가 높고 탄력이 있고, 노른자의 색깔이 짙습니다. 흰자는 두께가 두껍고 맑습니다. 접시 위에서 퍼지는 정도가 적고요. 너무 물처럼 흐르는 것들은 신선하지 않은 겁니다.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물처럼 흐르는 건 왠지 탈이 날 것 같아서 먹지 않습니다.
달걀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법
간혹 가다가 과일처럼 달걀을 다 씻어 놓으시는 분들이 계신 걸로 아는데요. (물론 저도 듣기만 했고, 실제로 보진 못했습니다만)
달걀 껍데기 표면에는 외부 미생물의 침입을 막아주는 얇은 피막(큐티클)이 있는데, 물로 씻으면 이 피막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균이 달걀 내부로 침투하기 쉬워져서 보관 기간도 짧아지고,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달걀은 웬만하면 씻지 말고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이렇게 달걀에 새겨진 난각번호와 좋은 달걀 고르는 법, 신선한 달걀 고르는 법 등 알아봤습니다. 평소 자주 접히는 식품이지만 알고 먹으면 더 재밌겠죠? 도움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