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중장년이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스트레스 줄이는 법|각자의 생활을 존중해보자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중장년이 늘면서 가족끼리 부딪히는 문제도 달라지고 있다. 자녀는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자기 생활방식이 생겼고, 부모 역시 오랫동안 살아온 습관과 기준이 있다. 같은 집에서 살다 보면 밥 먹는 시간부터 잠자는 시간, 집안일, 외출, 돈 문제까지 사소한 일에서 부딪힐 수 있다.

그렇다고 부모님과 따로 살아야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함께 살면서도 서로의 생활 영역을 조금씩 나누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유독 스트레스가 쌓이는 이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중장년의 스트레스는 단순히 성격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서로를 아직도 예전의 부모와 자녀 관계로 대한다는 것이다.

부모는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몇 시에 들어오니?”, “밥은 먹었니?”, “그 옷은 왜 입었니?”라고 묻는다. 자녀 입장에서는 관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간섭받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반대로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집안일을 알아서 하지 않거나 생활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

결국 한쪽은 “왜 나를 계속 간섭하지?”라고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같이 사는데 왜 이것도 못 해주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은퇴한 부모님이 집안에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면서 다투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되면 자녀도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누가 맞는지를 따지는 것보다 같이 사는 규칙을 성인끼리 다시 정하는 것이다.

1. 부모님 생활과 내 생활을 모두 존중

같은 집에 산다고 해서 하루 일과까지 같을 필요는 없다. 부모님은 아침 일찍 일어나고 나는 늦게 자는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부모님은 저녁 뉴스를 보고 싶고 나는 방에서 영화를 보고 싶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차이를 없애려고 할 때 생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아침마다 말을 걸어오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아침에는 잠을 좀 더 자고 싶으니까 10시 이후에 이야기하면 좋겠어요”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반대로 부모님이 자녀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저녁 식사 후 20분 정도는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정할 수도 있다.

같이 사는 것과 모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은 다르다.

2. 집 안에서도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각자의 공간을 정하는 것이다.

방이 따로 있다면 그 공간을 서로의 사적인 영역으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내 방에 들어올 때는 노크하기, 부모님의 방이나 서랍을 허락 없이 열지 않기, 책상이나 물건을 마음대로 치우지 않기처럼 아주 간단한 규칙이면 충분하다.

집이 작아 방을 완전히 나누기 어렵다면 시간으로 공간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는 거실 TV를 함께 보는 시간으로 정하고, 그 이후에는 각자 방에서 쉬는 식이다.

핵심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생활까지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3. 집안일은 ‘도와준다’가 아니라 역할 정하기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자주 나오는 말이 “내가 이것까지 해야 하나?”다. 부모님은 청소와 식사를 대부분 맡고 있는데 자녀는 회사에서 힘들었다는 이유로 쉬기만 할 수 있다. 반대로 자녀가 청소와 장보기 등을 맡고 있는데 부모님이 계속 다른 방식으로 하라고 간섭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마음가짐보다 역할을 정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다. 예를 들어

  • 장보기는 자녀가 담당
  • 빨래는 각자 자기 옷을 관리
  • 주방 청소는 번갈아 하기
  • 식사는 평일에는 각자 해결하고 주말에는 한 끼 같이 먹기

처럼 구체적으로 정하면 된다.

특히 “도와줄게”라는 표현보다 “이건 내가 맡을게”라고 정하는 편이 갈등을 줄이기 쉽다.

4. 생활비 문제는 미루지 말고 이야기하자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가장 말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돈이다. 부모님이 생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전기요금, 수도요금, 관리비, 식비 등이 발생한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일정 금액을 매달 생활비로 부담할 수 있고, 금액을 정하기 어렵다면 공과금이나 장보기 비용을 맡는 방식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알아서 부담하고 자녀가 필요할 때만 돈을 내는 구조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다.

생활비가 부담스럽다면 현재 소득과 지출을 기준으로 현실적인 금액을 함께 정하면 된다.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불편하더라도 나중에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쓴 돈이 얼마인데”라는 식의 서운함으로 번지는 것보다 미리 정하는 편이 낫다.

5. 외출할 때마다 부모님에게 허락받는 관계 바꿔보기

결혼하지 않았고 부모님과 함께 산다고 해서 중장년 자녀의 모든 외출을 부모님이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 가니?”, “누구 만나니?”, “몇 시에 오니?”라는 질문도 하루 이틀이면 괜찮지만 매번 반복되면 성인 자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허락이 아니라 공유로 바꾸는 것이다.

“친구 만나고 저녁 먹고 9시쯤 들어올게요.” 이렇게 알려주는 것과

“친구 만나도 돼요?” 라고 허락을 구하는 것은 관계가 다르다.

부모님도 자녀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걱정할 필요가 줄어든다.

6. 부모님 잔소리를 모두 설득하려 하지 말자

부모님과 살다 보면 결혼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도 결혼 안 했니?” “혼자 살면 외롭지 않겠니?” “좋은 사람 있으면 만나봐라.” 이런 말이 반복되면 듣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때 매번 자신의 생각을 길게 설명하면 오히려 같은 대화가 반복된다. “결혼 문제는 내가 생각해서 결정할게요.” “걱정하는 건 알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했으면 좋겠어요.” 처럼 짧게 선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부모님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내가 어디까지 대답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7.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시간 만들어보기

부모님과 사이가 나쁘지 않아도 계속 같은 공간에 있으면 피곤할 수 있다. 특히 직장을 그만두었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중장년이라면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면서 부모님과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

이럴 때는 거창한 취미가 필요하지 않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혼자 있어도 된다. 동네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는 것도 좋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외출하는 것을 무조건 가족관계가 나빠지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보다 서로에게 필요한 개인시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같이 사는 가족일수록 각자의 외출이 필요할 때가 있다.

8. 부모님에게도 부모님만의 생활이 필요

중장년 자녀가 부모님을 걱정한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부모님의 생활까지 관리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 가세요?” “오늘은 집에 계세요?” “밥은 드셨어요?” “병원은 언제 가세요?”

필요한 확인도 있지만 지나치게 반복되면 부모님에게도 간섭처럼 느껴질 수 있다.

부모님이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친구를 만나거나 복지관에 가거나 종교활동을 하는 등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도록 두는 것도 필요하다.

가족이 함께 산다고 해서 서로의 생활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9. 부모님을 모시는 부담이 커졌다면 혼자 해결하지 말자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지거나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같이 살고 있으니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가족센터에서는 가족관계 향상과 의사소통, 세대 간 이해 등을 위한 가족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센터 대표 전화상담은 1577-9337이며 지역별 가족센터에서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거주지 주민센터나 관련 복지기관에 상담해 현재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와 성인 자녀의 동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성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부모와 성인 자녀 사이의 지원과 의존, 주거독립 과정 등을 별도의 연구 주제로 다루고 있다.

10. 부모님과 따로 살지 않고도 거리를 만들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중장년에게 선택지는 꼭 두 가지가 아니다.

‘계속 같이 살기’와 ‘당장 독립하기’ 사이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평일에는 각자 생활하고 주말에 함께 식사하기, 생활비를 정해서 부담하기, 집안일을 나누기, 서로의 방에 들어갈 때 노크하기, 하루에 한 시간씩 각자 외출하기처럼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생활이 계속 부딪힌다면 한 달에 며칠 정도 다른 곳에서 지내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친구나 형제자매의 집을 이용하거나 단기 숙박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 실제로 무엇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효도’와 ‘독립’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중장년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부모님을 생각하면 독립이 미안하고, 계속 같이 살자니 내 생활이 답답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산다고 해서 내 생활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내 생활을 지키기 위해 부모님의 생활까지 무시할 필요도 없다. 생활비와 집안일은 구체적으로 나누고, 각자의 방과 시간을 존중하고, 외출은 허락보다 공유의 방식으로 바꿔보면 된다.

부모님과 자녀가 서로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되 상대방의 모든 생활을 관리하지 않는 것이 함께 오래 사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각자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반드시 답답한 생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과 계속 사는 것이 이상한가?

그 자체만으로 이상하다고 볼 이유는 없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가 상당수 확인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결혼 여부보다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생활과 경제적 책임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있다.

Q. 부모님 잔소리가 너무 심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말을 설득하거나 반박하기보다 반복되는 주제마다 대답의 범위를 정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결혼이나 직장처럼 개인적인 문제는 “걱정하는 건 알지만 이 문제는 내가 결정할게요”처럼 짧게 선을 정할 수 있다.

Q.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생활비를 얼마나 드려야 하나?

정해진 하나의 금액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소득과 부모님의 경제상황, 주거비와 식비 등을 고려해 가족끼리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현금으로 드리기 어렵다면 관리비나 통신비, 식료품비 등을 맡는 방법도 있다.

Q. 부모님과 같은 집에 살면서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방이나 거실 등 집 안에서 개인공간을 정하거나 도서관, 카페, 산책 등으로 잠시 외출하는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Q. 부모님이 외출할 때마다 어디 가는지 묻는다.

부모님이 걱정해서 묻는 것이라면 외출 장소와 귀가 예정시간 정도를 알려주는 방법이 있다. 다만 성인 자녀의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관계라면 단순한 걱정과 통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Q. 부모님과 계속 갈등이 생기면 어디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

지역 가족센터에서 가족관계와 의사소통 등에 관한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센터는 전국 지역센터를 통해 다양한 가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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